뉴욕시 불법 한인민박 급증
#. 최근 맨해튼 한인민박을 예약, 열흘간 뉴욕을 여행한 한 모씨(23)는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민박 규정에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도어맨을 피해 후문으로만 출입해야 했고, 여행객 티가 나지 않도록 짐도 1개만 허용됐다. 입국 시에 머무를 주소 기재를 위한 호텔도 따로 예약했다가 취소해야 했다. 그는 "호텔값은 너무 비싸고, 뉴욕 아파트에서 살아볼 수 있다는 경험은 좋았지만, 또 사용할지는 모르겠다"며 "여행 내내 찝찝한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 30대 김 모씨는한인민박을 예약했다가 여행을 한 달 앞두고 취소를 당했다. 업주는 '물가가 올라 부득이하게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기존 예약을 강제 취소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황당했지만 결국은 훨씬 비싼 가격의 호텔을 예약할 수밖에 없었고, 별다른 항의도 못 했다. 고물가에 호텔가격이 오르고, 뉴욕시가 사실상 에어비앤비를 금지하면서 불법 민박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13일 숙박검색 플랫폼 등에 따르면 뉴욕 한인민박은 현재 40~50개 수준으로 늘었다. 2021년 2~3개 수준으로 자취를 감췄던 한인민박이 급증했고, 그나마도 위치가 좋은 곳들은 예약도 어렵다. 문제는 이런 민박들이 대부분 라이선스 없이 불법 운영된다는 점이다. 불합리한 일을 겪어도 딱히 신고도 어려운 이유다. 뉴욕시에선 30일 미만 단기 렌트를 하려면 뉴욕시장실 산하 특별단속반(OSE)에서 라이선스를 받아야 하고, 집주인은 반드시 임차인과 함께 숙소에 거주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단기 렌트 운영자들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으며, 한인 업주들은 에어비앤비 매물은 삭제한 뒤 한국어로만 운영되는 검색 플랫폼에 등록해 민박을 운영 중이다. 에어비앤비 플랫폼에선 단속 대상이 되기 쉬운 까닭에, 많은 이들이 블랙마켓으로 숨은 셈이다. 한인민박이 불법인 것을 뒤늦게 알게 돼 위약금을 물고 취소한 손 모(36)씨는 "홈페이지 안내와 달리 체크인이 한 달 이상이나 남았는데도 위약금을 물었다"며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정부 리포트, 소송까지 감행해야 해 포기했는데 이런 식으로 계속 운영되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말했다. 다만 한인민박 업주들도 '생계형 사업'은 시정부에서 허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한인민박 업주는 "시정부에서도 '금지'라고만 할 뿐, 타협점을 찾아줄 생각은 없는 데다 별다른 단속도 하지 않는다"며 "한인 커뮤니티에서만 있는 일은 아닌데 억울한 심정도 있다"고 밝혔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한인민박 불법 뉴욕 한인민박 한인민박 업주들 뉴욕시 불법